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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준호 날짜 : 2026-10-02 (금) 15:45 조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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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정의 더클래식 인 유럽]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두 번째 음이 조금 빨리 나오고 있어요. 다시 해보죠.” 지난 8월 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연장인 콘세르트헤보우. 공연을 3시간 앞둔 연습 무대가 조용해졌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이 오케스트라 연습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1악장에 바로 이어 2악장이 시작하는 부분. 츠베덴이 관악기 단원 한 명에게 지시했다. “조금만 바꿔보죠.” 연습 재개. “아니에요. 다시.” 연습은 또 끊어지고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도 아니에요. 다시 한번.” 츠베덴은 0.1초도 되지 않을 미세한 차이를 위해 오케스트라를 연습시키고 또 시켰다. 오케스트라 단원뿐 아니라 객석에 앉아 리허설을 참관하는 관계자들까지 완벽한 침묵을 지켰다. 협연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이 상황이 익숙한 듯 무대 위에서 객석 방향의 먼 곳을 바라보며 기다릴 뿐이었다. 서울시향과 츠베덴은 유럽 순회 연주 중이었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8월 25·26일)과 이탈리아 메라노(28일)에서 모두 세 차례 무대에 올랐고, 암스테르담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 이곳에서는 30·31일에 서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주했다. 총 5회 공연 중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무대였다. 콘세르트헤보우는 1888년 개관한 공연장으로, 역사적 가치와 뛰어난 음향으로 음악가 사이에서 꿈의 무대로 손꼽힌다. 3년째 음악감독을 맡은 츠베덴은 앞선 세 번의 유럽 연주로 오케스트라와 이미 호흡이 잘 맞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휘자는 공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도 오케스트라를 끝까지 손질했다. 엄혹하기로 유명한 지휘자 츠베덴의 이날 리허설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와 같았다. 황금성용가리 무엇보다 당일 리허설치고는 꽤 많은 ‘핀셋 지시’가 나왔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에서는 지휘자가 악장을 포함한 제1 바이올린 쪽으로 몸을 돌렸다. 2악장에서 원하는 독특한 뉘앙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음을 조금 더 강조하기를 바랐다. 10여 명의 바이올린 주자가 지휘자에게 특별과외를 받는 모양새였다. 대여섯 번의 시도 끝에야 츠베덴은 만족한 듯 연습을 다시 진행했다. 전 세계에서 도약 단계에 있는 오케스트라는 상임 지휘자로 츠베덴의 영입을 쉽게 떠올린다. 미국 텍사스의 댈러스 심포니는 2008년부터 10년 동안 츠베덴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홍콩 필하모닉은 2012년부터 12년이었다. 두 오케스트라 모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홍콩 필하모닉은 2019년에 권위있는 음악잡지 그라모폰에게 ‘올해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선택받았다. 이날 리허설에서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츠베덴은 음악의 모든 부분을 기억하고 파악하며 세세하게 작은 부분까지 훈련하는 지휘자였다. 이번 유럽 투어에 함께한 세계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도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댈러스 심포니와 오래전 공연을 했어요. 그로부터 4년 후에는 츠베덴의 지휘로 함께했죠. 정말 놀라웠어요. 단순히 소리가 좋아졌거나, 뛰어난 수석 연주자를 영입한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괴르네는 17년 전부터 츠베덴과 여러 작품의 공연을 함께하고 있다. 지휘자의 스타일을 잘 안다. “지휘자는 끈질기게 요구하고, ‘이건 충분하지 않아’라고 끝없이 거절해야죠.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모두에게 쉬운 길은 아니에요. 츠베덴은 고집을 유지하면서 끌고 가는 본능과 지식이 있어요.” 모바일 바다이야기시즌 네덜란드 태생의 츠베덴은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17세에 콩쿠르에서 우승해 특전으로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가 멕시코로 순회공연을 왔을 때 츠베덴의 인생이 바뀌었다. 협연자였던 피아니스트(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1920~95)가 공연을 갑자기 취소했기 때문이다. 당시 지휘자 키릴 콘드라신(1914~81)은 뉴욕에 있던 19세의 츠베덴을 대타로 긴급 섭외했다. 이 공연에서 모차르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후 츠베덴은 이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발탁됐고, 이후 19년 동안 악장 자리를 지켰다. 츠베덴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현악기, 특히 바이올린 주자들이 긴장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는 현악기를 제외한 악기 연주자들에게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서울시향이 지난해 작곡가 정재일에게 위촉한 ‘인페르노’의 연습 장면에서였다. ‘인페르노’ 연습 도중 지휘자는 마림바 앞에 서 있는 타악기 주자들에게 손짓했다. “거기에서 오른손보다 왼손을 좀 더 강하게 쳐보세요.” 이 부분 연습 또한 대여섯 번 반복됐다. 이윽고 츠베덴이 설명의 방법을 조금 바꿨다. “손목을 좀 쓰면 좋을 거예요.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손목을 유연하게 쓰고는 하거든요. 저는 타악기를 잘 모르지만 아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의 리더십은 극도로 차가웠다가 뜨겁게 끓어오른다. 츠베덴은 이날 리허설이 끝나고 예의 그 크고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오케스트라에게 외쳤다. “여러분의 음악은 환상적입니다. 완벽하게 준비돼 있네요!” 그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에 지난 8월 30일과 31일 서울시향의 암스테르담 공연은 모두 매진됐고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진 서울시향] 족집게 과외 같았던 연습이 끝나고 본 무대가 시작됐다. 상품권릴게임 츠베덴과 서울시향은 8월 30일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31일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속사포처럼 몰아붙였다. 단원들이 지휘자를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지 않는다면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속도였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강력한 리더십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2000석을 가득 채운 청중이 양일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한 단원은 큰 산을 넘은 듯한 표정이었다. “유럽에서 다섯 번 연주했는데, 모든 연주가 다 달랐어요.” 하지만 츠베덴의 서울시향 족집게 지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츠베덴과 서울시향은 내년 빈·로마·프라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프라하에서는 82회가 되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의 개막 공연을 맡았다. 이 축제의 역사상 최초로 개막을 담당하는 아시아 오케스트라다. 지난해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연주와 올해 유럽 3개국 투어에 이은 3개년 투어 계획이다. 츠베덴의 임기는 2028년 12월까지다. ■ 김호정의 더클래식 in 유럽 「 QR코드를 스캔해 The JoongAng Plus에 접속하면 ‘김호정의 더클래식 인 유럽’의 보다 많은 콘텐트를 볼 수 있습니다. 0.1초만 틀려도 “다시!”…지독한 그 남자, 서울시향 뒤바꿨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8721 “임윤찬? 갤러리 그림 같았다” 그를 알프스로 불러들인 남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9798 임윤찬의 ‘당신을 잊으라니요?’…왜 그녀 목소리 필요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5889 “딴동네 사는 형제 다 죽었어” 최고 장수촌, 매일 4시간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5842 」 암스테르담=김호정 음악에디터 그를 알프스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