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8MW' 영광낙월 해상풍력 현장을 가다
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 공정률 97.5%… 12월 준공 목표
연간 900GWh 친환경 전력 생산… 온실가스 43만톤 감축
영광낙월 해상풍력 단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WTG). 1기의 발전용량은 5.7MW(메가와트)로 64기가 설치되면 총 364.8MW의 설비용량을 갖추게 된다. /사진=명운산업개발
전남 영광군 오도선착장에서 작업자 수송선(CTV) '벤투스 카멜리아'로 약 1시간 30분을 달리자, 송이도와 안마도 인근 바다 위로 거대한 하얀색 기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까워질수록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아야 비로소 세 개의 날개(블레이드)가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다 담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크기다.
단일 규모 국내 최대 해상풍력 사업인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공사' 현장에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WTG)다. 수면 위 약 30m 높이에 위치한 작업공간 위 인원들이 마치 개미처럼 작아 보인다.
◇블레이드 원지름만 축구장 1.5배… 연간 25만 가구 친환경 전기 생산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2조 4000억 원을 투입해 5.7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WTG) 64기를 설치하는 364.8MW 규모의 대형 해상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발전기 1기 허브 높이만 112m, 바람을 가르는 블레이드 직경은 165m에 달해 축구장 가로 길이의 1.5배 규모다. 발전기를 고정하는 바닷속 하부 구조물인 모노파일 기초 구조물은 중량 최대 888톤, 길이는 최대 71.2m에 이른다
파칭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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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는 실시간 풍향 감지 시스템을 통해 나셀 전체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회전한다. 동시에 바람 세기에 따라 블레이드의 비틀림 각도를 조절하는 피치 제어 기술을 적용해, 약한 바람에서는 회전력을 극대화하고 초속 25m 이상의 태풍급 강풍에서는 블레이드를 바람과 평행하게 세워 회전을 멈춤으로써 설비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단지가 준공되면 연간 약 900GWh(기가와트시)의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연간 약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만 연간 43만 톤에 달한다.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33kV(키로볼트) 내부망 해저케이블(70회선)을 거쳐 송이도 육상변전소로 모인 뒤, 154kV 외부망 해저케이블(2회선)을 통해 MJ중공업 서홍농 개폐소 및 육상 전력계통으로 연계·보급된다. 영광낙월 해상풍력이 준공하면 국내 해상풍력 발전 설비용량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커진다. 전력계통으로 연결돼 인근에 들어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전력 공급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상풍력은 바람을 자원으로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는 파고와 바람이 최대 천적이다. 작업선과 구조물이 크게 흔들려 중장비 크레인 작업이 불가능해진다. 초속 10m 이상 강풍이 불면 고공 발전소 조립 작업은 작업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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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동절기 서해안 특유의 높고 거친 파도 탓에 해상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취재진이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바지선 '라메르'에 오르자 작업에 투입됐던 인원들이 속속 바지선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오후 기상 악화 예보로 오후 작업이 취소된 것이다. 사업 시행사인 명운산업개발 관계자는 "서해안은 조류가 세고 터빈마다 흐르는 조류 방향이 달라 작업선 운항과 접안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며 "국내 해상풍력 경험이 적다 보니 특수 수송선(CTV)의 건조나 설계 능력은 선진국에 비해 아쉬운 편이다. 한국 실정에 맞는 특수선박 설계와 접안 펜더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공정률 97.5% 달성… "기상 변수 넘어 12월 전체 상업운전(COD) 총력"
현재 단지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2026년 9월 28일 기준 전체 공정률은 97.5%를 기록 중이다.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MP) 64기와 트랜지션 피스(TP) 64기 설치는 각각 지난 6월과 8월에 완료됐다. 핵심 설비인 풍력발전기는 전체 64기 중 60기(공정률 93.7%)가 설치를 마쳤으며, 내부망 해저케이블도 총 70회선 가운데 62회선(공정률 88.6%)의 연결이 끝나 두 공종 모두 10월 중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설치를 마친 발전기 중 45기를 부분 가동해 시운전을 진행 중이며, 오는 12월 전체 64기에 대한 최종 상업운전(COD) 진입이 목표다.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구조물을 바다에 세우는 설치선 '한산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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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11.2m, 총톤수 2만9896톤으로 최대 인양력은 1800톤에 달한다. 잠수함처럼 선체에 물을 채워 바닷 속에 내려가 구조물을 설치한다. /사진=한용수기자
공사에는 국내 최대 종합 설치선인 '한산1호'(2만 9896톤급)를 포함해 총 83척의 대규모 선단이 동원됐다. 한산1호는 1800톤 인양력 크레인과 정밀 그리퍼(Gripper)를 탑재해 별도의 보조 크레인 없이 파일 항타와 상부 구조물 설치를 동시에 수행한다.
계마항 귀항 후 방문한 '낙월해상풍력 통합관제센터'에서는 OCMS(해상공사 통합운영관리시스템), 안전감시단 선박, 해상 메디컬 센터를 삼각축으로 연계해 24시간 실시간 안전 밀착 관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설비 고장 등이 발생하면 신속히 파악해 원격 복구와 현장 출동을 지시하는 종합상황실 역할을 수행한다.
◇ "국내 공급망 형성·기술 축적의 전초기지… 3GW급 시장 열려야"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분수령이 될 영광낙월 해상풍력 사업은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조성의 중요한 시발.으로 평가받는다.
현장 관계자는 "전체 사업비의 약 70%가 국내 시공, 엔지니어링, 하부구조물 기업으로 환원되고 있지만, 전체 사업비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터빈 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 발전 단가 인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처럼 최소 3GW 이상의 대규모 건설·운영 시장이 지속해서 열려야 국내 자본과 선박회사, 공사업체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늘려 공급망을 완성하고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정부의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 지원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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