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쿼터 초반 3858, 오늘 경기 가장 큰 점수차이로 미네소타가 뒤쳐졌을 때 기대 승률이었습니다.
전반전부터 붕어랑 제이든 맥다니엘스가 간신히 터지는 것만은 막아내던 것도 이제 끝인가 싶던 시점에서 부진하던 다른 팀원들이 힘을 보태기 시작하며 해낸 역전입니다.
사실 경기가 7차전 빼고 전부 가비지행 비스무리하게 되서 경기를 하나씩 뜯어보면 별로 재미는 없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부상 투혼을 보인 미네소타 역대 2위 감독 크리스 핀치와 디펜딩 챔피언의 감독 마이크 말론의 전술적인 수 싸움이 굉장히 돋보인 시리즈였다고 봅니다.
미네소타가 먼저 2승을 선취한 1,2차전은 양팀의 정규시즌 경기 양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미네소타는 상대의 핸들러를 하프라인 넘어오자마자 강하게 압박하면서 타운스/리드가 요키치를 막고 고베어가 고든과 페인트존을 패킹, 나머지 세명은 죽어라 로테이션해서 쉬운 찬스 안 주기
덴버는 1라운드부터 종아리가 안 좋았던 머레이가 이 압박을 쉽게 풀어내지 못하며 요키치가 개인 득점과 효율은 얼추 챙겼지만 결과적으로 미네소타가 2승을 선취했죠.
여기서 말론 감독이 꺼낸 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3차전부터는 바로 고든에게 핸들러 롤을 나눠주면서 타운스/리드가 요키치에게 쉽게 붙을 수 없게 만들었죠.
미네소타가 빠른 타이밍부터 핸들러를 압박하는 걸 역이용해서 미네소타의 매치업을 크게 뒤흔들어버립니다.
동시에 수비에서는 앤트맨에게 강하게 더블을 붙여버렸죠.
오늘 좀 부진하긴 했지만 이번 플옵 들어 절정의 폼을 과시하고 있던 앤트맨이 3,4차전은 어찌저찌 풀어나갔지만 수비가 무너지며 동률을 허용했고, 콘리마저 결장한 5차전에는 그마저도 안 되며 오히려 엘리미네이션 위기에 몰렸죠.
6차전에 핀치가 들고온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수비는 고든은 버리라고!, 공격은 머레이를 찾으라고!'
고든이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올 때는 압박보다 매치업 찾는걸 우선시했고, 요키치나 머레이가 몰고 올 때는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매치업 상대가 빠르게 압박을 하는 방법을 택했죠.
그리고 동시에 공격에서는 집요할 정도로 머레이를 찾아내 타운스가 미스 매치를 이용해먹을 수 있는 세팅들을 준비해왔죠.
이게 제대로 먹혀서 45점차 대승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 7차전 큰 그림에서 양팀의 준비는 6차전과 다르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반전에 머레이는 폭발했고, 앤트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죠.
전반전이 끝났을 때 났던 15점의 격차는 여기서 만들어졌고 미네소타가 이걸 컴백해내면 NBA 역사상 제일 큰 7차전 후반 컴백을 이뤄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20점차까지 벌어지며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차이인가 싶던 찰나 부진하던 팀원들이 외롭던 타운스와 맥다를 도와주기 시작했고 수비에서 잘 풀리자 공격까지 잘 풀리며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컴백을 완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빛이 났던게 타운스라는 건 케빈 가넷에 빠져서 미네소타를 20년 넘게 응원하던 저에게 많은 일들과 선수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막판 타운스의 풋백 덩크는 그 정점이었고요.
능남전 강백호 풋백 덩크 보던 안경 선배 심정이 이랬을까 싶고...
드디어 케빈 가넷 없이 플레이오프를 밟아봤던 1718시즌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랜디 포이, 라샤드 맥칸츠, 코리 브루어 같은 로터리 픽들이 진짜 뽀록으로라도 하나 긁힐법 했을 정도로 긁었지만 예외 없이 하나같이 개같이 망하며 이 노답 프랜차이즈의 노답력을 키우던건 너무 오래되기도 했거니와 당시 버틀러의 미디어 활용은 흐흐...
그런 타운스를 보며 좀 더 좋은 팀에서 픽 되었으면 나은 커리어를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타운스는 저보다 훨씬 단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묵묵히 지역 사회에 꾸준히 기여했고 그 결과 올해 사회 정의 챔피언의 수상자가 되었죠.
코트 안에서도 후배 앤트의 재능을 확신하고 묵묵히 줄어든 롤을 받아들이기도 하며 팀의 얼굴이 교체 되는 과정이 정말 스무스하게 지나갔죠.
예전 마버리가 가넷의 연장 계약 직후 했던 행동들이 디폴트였던 팀에서 타운스의 이런 성숙함은 정말 귀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7차전, 수비에서는 묵묵히 현재 지구 최고의 비대칭 전력을 막아내고 공격에서는 부진에 빠진 앤트 몫까지 해내며 케빈 가넷만이 해냈던 일을 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비록 당시의 가넷처럼 주연은 아니었지만그리고 슈퍼맥스지만올해 플옵의 타운스는 뭐랄까요...저절로 감상에 젖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정규 시즌 막판 덴버와의 킹실상 1위 결정전인줄 알았던 경기 지고 나서 댓글로 '붕어 돌아오고 두고보자' 이런 말 했었는데...
그때 댓글 달던 제 자신의 기대치보다 훨씬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성숙한 타운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와 우리가 컨파라니...컨파라니...케빈 가넷 없어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길 줄 알다니 흑흑...
이거 보려고 지난 20년 모진 세월을 다 버텼나봅니다.
물론 숨 쉴듯이 그 때 가넷 따라 보스턴 갈 걸이라고 생각했지만요...
여튼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지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팬 여러분 20년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입니다!
1차전 시작하기 전까지 이 들뜬 기분이나 즐겨보렵니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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